여러가지들/달리기

상주 곶감 마라톤(2008)과 노음산 산행

산바람과함께 2008. 11. 22. 14:44

상주 곶감 마라톤 (오전)

올해가 제6회 대회라고 한다. 역사의 고장인 상주는 상주의 자랑인 "삼백"(건시=곶감,누에,쌀)과 올해초 상주대학교가 경북대학교와 통합되면서 이를 널리 알리기 위한 좋은 기회로 삼고 있는 것 같았다.

 

하프코스를 자세히 보면, 시민운동장에서 나와 "북천"변을 돌고 시내중심을 지난후 상주벌판으로 나간다. 반환점은 사벌면 엄암리 이다. 코스는 비교적 평탄하고 기온도 덮지도 춥지도 않아 달리기에는 딱 안성마춤인 것 같다.

 

나에게는 공식적인 마라톤 대회는 2번째이다. 첫번째는 작년 봄 음성 반기문 마라톤에서 10km를 뛰어본 적이 있었고, 하프는 이번이 처음이다. 그동안 가끔씩 무심천에서 춘천마라톤을 대비하는 의사회 마라톤 멤버들과 연습삼아 달리기를 같이 하곤 했었다.

 

전날 저녁 9시경에 일찍 잠자리에 든다. 핸드폰 알람소리에 6시에 일어나 아침을 간단히 먹고 주섬주섬 옷과 산행장비도 챙긴다. 오후에는 상주의 삼악(갑장산,노음산,천봉산)중의 하나인 노음산 등반을 예정하고 있다.

 

청주에서 7시에 출발 상주로 향한다. 날씨는 꽤 쌀쌀하다. 차량밖에서 측정되는 온도는 1~2도 된다. 청원-상주간 고속도로의 화서 휴게소에서 따뜻한 커피를 마시고 또 해가 구름밖으로 떠오르니 몸도 점점 따뜻해지는 것 같다.

 

상주시 시민운동장에 도착하였다. 반바지에 반팔만 입고 뛰기에는 조금 추운 날씨 같았으나 그냥 뛰면 몸이 더워지겠지 하면서 긴팔상의와 긴바지는 입지 않기로 했다. 출발전 몸을 자꾸 움직여보고 준비운동도 한다. 오늘은 처음 대회출전이니 2시간 이내로만 들어오면 될 것이라고 동료들이 이야기 해준다. 나도 그렇게 생각하고 뛰어 볼 생각이었다. 2시간 페메가 달고 있는 풍선이 어디있나 찾아보고 그리로 갔다. 풍선이 매우 작았다. 풍선이 크면 공기저항이 커져 뛰는데 지장이 있기 때문에 일부러 작게 하지 않았을까 하고 조원장이 말한다. 좀 우스운 이야기 같았지만 20km이상 LSD를 해보았을 때를 생각해 보면 풍선이 크면 뛰는데 지장이 많겠구나 하는 생각에 풍선이 작은 것에 대한 공감이 갔다.

 

Full코스 주자들이 나간지 10분후 축포소리와 함께 출발. 2시간 페메 뒤를 따라 몸을 달구기 시작한다. 그런데 마라톤 대회 경험이 부족한 내가 생각하기에는 좀 느린 것 같아 슬그머니 추월해 본다. 옆에서는 장동철 원장님이 같이 달린다. 계속 달리기를 이어가니 1시간50분 페메가 눈에 들어온다. 땅에 떨어진 과자 부스러기에 개미들이 많이 모여 있듯이 1시간50분 페메주위에는 러너들이 많이 모여 달리고 있었다. 페메를 따라 시내주행을 계속한다.

 

1시간50분 페메를 따라가자니 주변에 너무 사람들이 많아 조금 힘을 내어 앞질러 본다. 시내를 관통하는 코스에서는 많은 시민들이 나와서 격려를 해 주었고 또 군데군데 농악대와 밴드들도 있어서 그곳을 지날 때에는 나도 모르게 좀 빨리 달리는 것 같았다. 이제는 땀도 나기 시작한다. 달리기도 등산과 마찬가지 일텐데 약간 오버 페이스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그래도 아직은 숨이 많이 차거나 다리가 아프거나 그렇지 않아서 좀 달려본다. 장원장님은 금방 내 옆으로 가볍게 따라 붙는다. 그러면서 "지금 조금 오버하는 것 같다"면서 귀뜸해 준다.

 

장원장님이 달리는 것을 보니 참 여유롭다. 옆에 있는 시민들과 눈인사도 하고 또 같이 뛰면서 잘 모를 것 같은 러너와도 대화도 잘 나눈다. 그리고 사진사가 보이면 같이 "V"자를 보이면서 사진도 찍자고 이야기 해준다. 나는 옆사람과 말할 정도까지는 여유가 없는데...

 

어느덧 시내를 벗어나 상주 벌판길로 들어선다. 이제는 약간의 오르막도 조금씩 느껴지기 시작한다. 그래서 오르막길은 조금은 천천히 내리막길은 빨리뛰기를 반복하면서 달린다. 달리기 고수는 오르막 내리막 구분하지 않고 일정하게 뛰어야 할 것 같은데... 저멀리 반환점인 고속도로가 보이기 시작한다. 앞에 있는 주자 한명 한명을 그냥 지금 뛰는데로 앞지르기를 해본다. 좌측 발바닥(MT관절부위)이 조금씩 아퍼오기 시작한다. 내가 뛰는 방식은 발꿈치가 먼저 닿지 않고 MT관절부위가 땅에 먼저 닿은 방식인 것 같다. 산에 오를 때에는 발앞쪽에 힘을 많이 주고 오르기 때문에 습관이 된 것 같다. 오래 달리기를 하려면 이 습관을 바꾸어야 될 것 같은데...

 

드디어 중부내륙 고속도로 아래를 지나 하프 반환점을 돈다. 이제는 조금씩 힘이 빠지기 시작하고 속도를 조금 내면 숨도 차기 시작한다. 그런데 장원장님은 지금 속도가 줄고 있으니 좀 피치를 올려보자고 한다. 지금도 좀 힘든데 어떻게 속도를 더내나? 하면서 역시 달리기 고수와의 차이를 실감한다. 후반에 지속적으로 일정한 속도를 유지할려면 꾸준한 연습밖에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후반전에 일정한 힘을 낼려면 평소에 산을 달려서 오르는 훈련이 필요할 것 같다고 생각해 본다. 

 

저멀리 노음산이 천봉산 사이로 뾰쪽하게 보인다. 오후에는 저기에 올라 갈 수 있겠지 하는 생각에 그져 숨차지 않을 정도와 근육이 땡기지 않을 정도로 일정하게 달린다. 장원장은 자꾸 페이스가 줄고 있다고 했지만 일단은 현재 내 페이스로 달리기로 한다. 이제는 뒤에서 나를 추월해가는 사람들이 많아진다. 그래서 조금 힘을 내보지만 이내 숨도 차고 다리도 아퍼온다. 일단 시내로 들어갈 때까지는 일정하게 내 페이스대로 달리기로 한다.

 

시내로 들어서면서 학생들도 응원해주고 하이파이브도 해주니 약간은 힘이 솟는다. 그래도 막판에는 속도를 내기가 참 힘들다. 옆에서 장원장은 막판에 나를 끌어 줄려고 일정한 거리를 두고 계속 앞서 나간다. 일단은 열심히 따라 붙어 보지만 처음처럼 그렇게 쉽지만은 않다. 어느덧 운동장에 들어섰고 트랙을 반쯤 남겨 놓고는 마지막 힘을 낸다. 1시간48분.

 

점심은 막걸리,육계장,두부김치 등 그런데로 먹을만했고, 나누어준 상주곶감의 맛도 좋았다.

 

이번 하프대회를 위해서 그동안 금야달(금요일 야간 달리기) 멤버들, 그리고 대회에 참석해 같이 달려준 3분께 감사드린다. 그동안 등산만 고집했던 나에게 달리는 기쁨을 조금이나마 맛보게 해준 내 주변에 계신 모든 분들에게 감사를 드립니다.

 

상주 노음산(노악산)(725m) (오후)

 

산행코스: 남장사-중궁암-노음산-암릉지대-옥녀봉3거리-석장승-남장사 원점회귀.(2시간30분)

  

남장사에서 안광무 원장님과 합류하고 오후 1시경 산행을 시작한다.

 

절에는 사람이 그리 많지는 않았지만 오래된 절답게 고목이 많고 주변풍광이 안정되어 있었다. 

 

 

 

노음산 7부 능선 높이 자리잡은 중궁암. 이곳에서 전망은 좋다. 상주시와 갑장산 등...

 

상주3악중의 하나인 천봉산. 청주의 우암산처럼 상주시 바로 가까이에 위치해 있다.

 

 정상을 지나

전망좋은 암릉지대.

 

좌측으로 멀리 상주시가 보이고

 

우측 바로 아래로 북장사도 보인다.

 

멀리 산넘고 산넘어 속리산도 보인다.

 

 하산시 풍경

 

산행을 마친 후  석장승에서 장원장과 함께...

 

노음산 가는길 옆에 있는 자전거 박물관을 돌아보고, 박물관 주변에서 상주 곶감도 사고 청주에 돌아와 목욕하고 저녁먹은 후 해산.

 

오전에는 하프마라톤 오후에는 가벼운 산행으로 오늘 하루도 보람차게 보낸 것 같다. 다음날 기분좋은 근육통을 느끼면서 이 글을 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