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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서울 마라톤(2009.11) 추위속 한강변을 달리고...

산바람과함께 2009. 11. 17. 11:17

스포츠서울 마라톤(2009.11.15)

 

하프코스는 상암월드컵경기장 옆 공원에서 출발해서 성산대교, 마포대교, 한강대교를 지나 거북선나루터에서 반환한다.

 

추운 날씨(영하1~2도)에 북서풍까지 분다. 갈 때에는 바람을 등지고 갔지만, 돌아올 때에는 매서운 한강의 북서풍 강바람을 맞아야 한다.

 

맨살로 뛰기에는 너무 추워서 복장을 따뜻하게 하고...

 

달리기 후기.

 

어제 달리기 전날 우리집 강아지 "민트"가 바르르 떤다. 그래서 밖을 내다보니 비가 오기 시작한다. 날씨가 추워진다고 하니 내일 아침이면 눈으로 변할 것 같은 생각이 든다. 핸드폰 알람시간에 맞춰 눈을 뜨니 5시20분이다. 아침을 먹고 약속된 시간인 6시10분에 집앞으로 나가니 눈이 오기 시작한다. 올해는 첫 눈이 소리없이 온 것이다. 눈이 꽤 많이 오는 것 같아 버스로 이동할까 하다 서울쪽은 눈이 오지 않는다고 해서 그냥 차로 가기로 했다. 서울로 가는 길에 눈이 점차 약해지고 안성을 지나니 눈이 멈추었다.

 

서울의 날씨는 올해 들어서 가장 춥다고 한다. 그리고 바람도 많이 분다. 북한산,관악산 등도 잘보이고 먼거리 전망도 좋다. 마라톤 대회의 단골 사회자인 배동성씨의 진행에 따라 몸풀기 운동과 황영조님을 포함한 몇명의 유명한 마라토너에 대한 소개를 마치고 출발선에 대기한다. 풀코스주자들이 먼저 나가고 이어서 하프코스 출발구령에 맞추어 달리기를 시작한다. 양원장은 어디에 있는지 시작부터 보이지 않는다. 하프코스의 페메는 보이지 않는다. 그래서 그냥  장원장과 청마러너를 뒤따라 가기로 하였다. 10m 정도의 거리를 두고 뒤따른다. 10m 정도는 뒤따라 가는 것을 모를 정도의 거리이고 또 쉽게 따라 잡을 수 있는 거리이다.

 

공원을 나서고 성산대교 옆 한강변으로 들어선다. 바람은 북서풍에다 매우 차다. 가다가 모자가 바람에 벗겨져 한참 뒤돌아 다시 모자를 줍고 따라간다. 조금 지나니 바람을 등지고 한강 북쪽변을 따라 달리게 되니 "순풍에 돛단듯" 잘 나아간다. 그런데 초반 레이스가 조금 빠른 것 같다. 숨이 조금 차기 시작한다. 그래도 다행히 앞선 장원장이 약간 빨랐다 늦었다 식으로 페이스를 조절하면서 뛰는 것 같았다. 넓은 한강을 바라 보면서 달리는 기분이 좋다. 몸도 데워져서 춥지는 않지만 손은 좀 시렵다. 풀코스 5시간 페메를 추월하면서 보니 "풀코스 100회 기념..."주자들 몇명이 천천히 즐런을 하고 있다. 참 대단한 사람들이라고 생각된다. 나도 언젠가는 저렇게 기록에 별로 연연하지 않고 완주를 목표로 뛰고 싶은 마음도 든다.

 

강변길은 많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달리기에는 조금 좁은 것 같다. 앞선 사람들을 추월할 경우에는 무심천에서 그랬듯이 요리조리 지그재그로 사람사이를 뚫고 추월해야 한다. 날씨가 추워서 그런지 물도 먹히지 않아 물먹는 곳은 그냥 패스다. 여의도 63빌딩도 보이고 저멀리 관악산의 위용이 거대하다. 서울은 참 아름다운 도시인 것 같다. 북쪽으로 도봉산,북한산과 남쪽으로 관악산 등의 높은 산들이 있고 그 사이로 넓은 한강이 유유히 흘러가는 곳이다. 큰 산과 큰 강은 서울의 수많은 사람들을 수용하기에 충분한 것 같다. 어느덧 하프반환점 가까이에 온 것 같다. 앞선 장원장과 청마러너의 속도가 주는 것 같다. 나도 조금 힘들었지만 지금까지 달렸던 속도로 진행하여 장원장을 앞서 나아가니 장원장이 이제서야 나를 알아채린다. "전반 오버페이스 한것 같아... 잘 달려~"하고 나에게 격려를 해준다. 장원장은 청마러너와 같이 동반주를 하기에 천천이 뒤따라 온다.

 

하프반환점을 돌면서 이제는 혼자서 달린다. 또한 역풍을 맞으면서 달려야 한다. 점점 피로감이 약간씩 몰려오기 시작한다. 차디한 역풍을 맞으니 손가락이 펴지지 않을 정도로 춥다. 얼굴도 추워서 마스크를 쓰니 호흡이 불편해져 그냥 찬바람 들이마시면서 달린다.  이제부터는 악전고투를 해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전반전에 조금 빨리 뛴 듯하여 후회가 된다. 전에도 이러한 시행착오를 몇번했었는데 오늘도 똑같이 반복한다. 달리는 것도 작전이 필요하고 마음의 인내와 절제가 필요한 운동이라는 것을 다시금 느낀다.

 

마라톤 클럽의 그룹들이 나를 추월해 간다. 그들은 지금도 일정한 속도로 달리는 것 같다. 그런데 뒤에서 길을 비켜달라는 소리와 함께 손과 손에 끈을 묶고 내 옆을 지나간다. 뒤에서 달리는 사람은 앞을 보지 못하는 "맹인"인듯 싶다. "앞을 보지 못할 경우에 달리면 넘어지기 쉬울텐데..." 하고 여러가지 상상을 하면서 참 대단한 분이라 생각된다. 달리는 속도도 줄고 또 시계도 없어 단지 40분대로만 들어가면 되겠지 생각하고 그냥 조금 빨리 뛰다 힘들면 천천히 뛰면서 그냥 아무 생각없이 달린다. 아침에 먹은 것이 소화도 잘 되지 않아 바나나 초코렛 등이 옆에 있어도 그냥 지나친다.

 

멀리 난지도 굴뚝에서 연기나는 것이 보인다. 목적지가 가까워진 광경이다. 이제 조금 힘이 난 듯해서 마지막 힘을 내어 앞선 사람을 추월해 보지만 이내 곧 추월당한다. 공원가까이에 있는 홍제천을 지나 짧은 오르막길을 오르는 것도 힘들다. 공원을 빙 돌아가니 목적지가 눈에 보인다. "힘네세요. 다왔어요"하면서 응원해주는 사람들 속에서 마지막 힘을 내서 골인...  그런데 광장에는 내가 몇시간 몇분에 들어왔는지 전광판 시계도 없다. 전자칩을 반납하기 위해 운동화끈을 푸는데만 추위에 손이 곱아 시간이 꽤 걸렸다.  조금 있으니 장원장과 청마러너가 들어왔다. 나중에 청주에 도착하여 핸드폰 멧세지로 날라온 기록은 "1시간43분 46초" 다음에는 전략을 잘 세워야 겠다는 생각이고 또 목야달의 훈련방식도 조금 수정해야 할 것 같은 생각도 든다.

 

돌아올 때 점심으로 청국장을 먹기위해 들린 곳. "서일농원". 농원안에 음식점이 자리잡고 있다. 이곳의 음식은 슬로우푸드(slow food) 위주로 되어 있는데 주로 식물성 음식(야채,나물무침,콩음식 등)과 절인음식(된장,고추장,김치 등)이 많다. 청국장은 냄새가 별로 나지 않아 누구나 좋아할 음식일 것 같다. 대체적으로 채식위주의 음식이나 절인 음식이 많아 약간 짠 것이 흠이기는 하다. 칼슘이 많은 멸치나 우유1잔을 같이 곁들이면 더 좋을 듯하다. 
 

"서일농원"의 위치. 일죽IC에서 5분거리도 안된다.

 

식사후 농원을 한바퀴 돌고, 청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