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가지들/달리기

2010 춘천 마라톤, 힘들었던 완주

산바람과함께 2010. 10. 25. 13:16

춘천마라톤, 힘들었던 완주.

 

2010.10.24 일요일 날씨 맑음.

 

(1) 춘천은 호반의 도시이다. 북한강과 소양강이 만나는 곳에 발달한 도시이고, 주변에 호수가 많다. 북서쪽에 춘천호, 북동쪽에 소양호, 그리고 서쪽에는 도시 바로 옆에 넓은 의암호가 있다.

(2) 코스는 호반을 빙 도는 코스이다. 호수의 동쪽은 춘천시가지이고 북쪽은 춘천댐, 남쪽은 의암댐이며, 서쪽은 높은 산악지형(화악지맥: 화악산-몽덕산-가덕산-북배산-계관산-삼악산)이다. 이 긴 타원형 코스의 중간을  가로지르는 북한강의 다리는 신매대교 이다.
(3) 도시 주변에는 400~800m 급 산들이 많다. 서쪽으로는 화악산에서 뻗어나오는 몽덕산(690)-가덕산(858)-북배산(867)-계관산(665)-삼악산(654)이 높게 이어지고, 북쪽으로 수리봉(650)과 마적산(605), 동쪽으로 구봉산, 남쪽으로 금병산(652)과 수리봉(645)이 있다.
(4) 화악산-촉대봉-몽덕산-가덕산-북배산-계관산으로 이어지는 화악지맥은 강원도(춘천시)와 경기도(가평군)의 경계이다. 이 경계 산줄기에 있는 홍적고개-몽덕산-가덕산-북배산-계관산-를 지나 달개지-개곡리로 하산하는 "몽가북계"(약18km)코스는 춘천시 근교에서 즐길 수 있는 꽤 긴 산행코스로 알려져 있다.

 

성명
(Name)
참가
번호
(Entry
No)
5Km 10Km 15Km 20Km HALF Net
time
순위
(Over
all)
연령별
(Age
Group)
성별
(Gender)
25Km 30Km 35Km 40Km Pace
/Km
Gun
time
00:27:18 00:55:16 01:23:34 01:53:52 02:01:45 04:32:19 - -
남(M) 02:26:01 03:01:30 03:36:59 04:15:41 0:06:30 05:02:30

 

 

 

 

 

 

달리기 후기.

춘천의 날씨는 호반의 도시답게 안개가 자욱하였고 구름이 낀 흐린 날씨였다. 달리기에는 딱 적당하다고 모두들 이야기 한다. 그러나 정오에 들어서면서 안개가 걷히고 해가 뜨면서 매우 더웠져서 후반전 달리기가 매우 힘들어 졌지만... 


나는 춘마에 첫 출전이라 맨 마지막 그룹인 J 그룹에 속해서 거의 10시 30분 넘어서 출발한다. 진행자로 나선 배동성씨의 출발구호에 따라 함성을 외치고 출발한다. 후반그룹이라 천천히 뛸 줄 알았더니 일부는 꽤 속도를 내면서 앞으로 나아간다. "저들을 따라가면 절대 안되지..." 하고 절제를 하면서 천천히 뛴다. 
 

춘천은 완연한 늦가을로 접어들고 있다. 작년에 올랐던 삼악산을 보면서 호수에 다다르고 첫 함성터널을 지난다. 각자 크게 외치는 소리가 서로 공명이 되어 고막이 울릴정도로 소리가 크다. 사실 작년에 이 함성이 삼악산 정상부근까지 올라와 나의 마음을 흔들었던 것이고, 결국 올해 풀코스를 뛰게 한 그 소리였다.  

의암댐을 돌아 우측으로 호수를 바라보면서 뛴다. 호수의 바람은 시원하다. 안개가 걷히면서 햇볕도 따가워진다. 먼거리 전망도 잘 보여 춘천의 서쪽과 북쪽의 높은 산들이 눈에 들어온다. 춘천의 주변에도 꽤 멋진 산들이 많을 것이란 생각이 든다. 

항상 즐런을 목적으로 달리는 신원장님이 F조에 있기때문에 신원장님과 같이 뛰어 보려고 속도를 조금 내어본다. I조,H조,G조 페메들을 따라잡고 드디어 F조 4:40분과 5:00시간 페메 사이에 끼어 들었는데 신원장님을 찾을 수가 없다. 여기까지도 달림이들이 너무 많아 사람들을 찾을 여유가 없다. 아직은 사람들이 많아 지그재그로 달려야 사람들을 추월할 수 있다. 이번 춘천마라톤은 완주를 목표로 출전하였기에 쉬는 곳마다 물과 음료수, 그리고 바나나, 파워젤 등을 빠짐없이 먹고 지난다.  

 

신매대교를  지나 하프지점을 지나면 춘천댐까지 완만한 긴 오르막이기에 여기서 부터 조금씩 속도가 떨어지기 시작한다. 그렇지만 춘천댐(28km지점)을 지나면 북한강 하류를 따라 내려가기 때문에 내라막길이라고 생각하여 힘들지만 계속 숨차게 올라갔다. 그런데 춘천댐을 지나도 몇개의 오르막이 나를 더 힘들게 한다. 특히 32km 지점까지는 그런데로 지나왔는데 여기서 부터 급격하게 다리의 힘이 빠지고 근육통이 느껴지기 시작한다. 이제는 오르막이 아닌 평지에서도 속도를 내기가 힘들다. 더구나 물과 음료수를 마시면서 조금 쉰 후 뛰면 더 힘들어진다. 

사실 풀코스를 한번도 뛰어보지 못한 난 연습을 충분히 하지 못했다. 2주전에 무심천 왕복 32km를 단 1회 뛰어본 적이 있었고 그때에도 매우 힘들었던 기억이 있었다. 다시 말해서 32km를 넘어서 부터는 나에게는 새로운 고통스런 경험으로 다가온 것이다. 작년에 비해 올해는 목야달에서의 연습량도 매우 부족했다. "어떻게 뛰면 되겠지~" 하고 안이하게 생각하였던 것이다. 

춘천시가지로 들어서면서 주변사람들이 격려을 해주니 약간의 힘이 되어 조금 속도를 내어 보지만 곧 다리에 힘이 빠져 버린다. 주변 달림이들 2/3는 힘이 드는지 모두 걷는다. 드문드문 오르막길은 걷는 속도나 뛰는 속도나 별반 차이가 없다. 그래도 걸으면 안된다는 생각에 달리는지 뛰는지 모르는 매우 느린 속도로 달린다. 

근육통을 참는 한계가 다가오고 여기서 더 뛰면 쥐가날 듯한 생각에  할 수 없이 걷게되고, 결국 막판 후반에는 걷다 뛰다를 반복한다. 그런데 걷다가 뛰기 시작할 때는  더 힘들다. 어느덧 에드벌루운이 눈에 들어왔고 골인점을 통과하였다.  

 

내 생애 첫 풀코스를 뛰면서 많은 것을 느낀 하루였다. 특히 이 대회에 함께 참가한 어느 한 동료의 기록은 무려 나보다 거의 1시간 더 빨랐고, 또 어떤 분은 명예의 전당(10회이상 완주한 달림이에게 주어지는 영광스러운 자리)에 오른 분인데 충분한 연습량이 없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힘들지 않게 완주한 것 같다. 또한 항상 빠르지는 않지만 천천히 즐겁게 달리는 어떤 분은 이번이 벌써 8번째 완주다. 그리고 년5회 풀코스를 무리없이 즐런하시는 분도 있다. 모두들 대단한 분들이라고 생각한다. 또한 연습없이는 풀코스를 달리는 것은 후반의 고통을 감내해야 한다. 그리고 기록단축을 위해서는 부단한 노력과 연습이 있어야 함을 느꼈다. 

 

후반에 힘든 레이스를 하면서 "다시는 준비없이 풀코스는 절대로 뛰지 않겠다"고 생각하였는데, 앞으로는 어떻게 결정할지 모르겠다. 어제보다 오늘 무릎의 통증이 호전되면서 마음이 또한 오락가락한다.^^ 

 

정말로 춘천마라톤은 풀코스를 뛰어본 달림이에게는 "마음속의 가을의 전설"로 기억될 것이라고 생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