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운해와 산 - 고산에서 보는 구름의 잔치

산바람과함께 2011. 11. 23. 02:22

운해와 산 - 고산에서 보는 구름의 잔치

 

모든 것이 즐거울 때 흔히 "五感만족"이란 말을 많이 사용한다. 어쩌면 우리는 오감만족을 얻기 위해 산행을 계속하는 지도 모른다. 오감(視,聽,嗅,味,觸)중 특히 시각의 즐거움은 마음까지도 즐겁게 해준다. 가깝게는 푸른숲과 나무 그리고 야생화를 보는 기쁨도 있겠지만, 멀게는 탁 트인 전망를 보는 것 또한 큰 즐거움 중에 하나이다. 특히 산아래로 구름들이 바다처럼 펼쳐질 경우에는 마음속에 진한 감동과 추억을 갖게 된다.

 

"구름과 산", "운해"

 

항상 볼 수 있는 것이 아니다. 부지런해야 한다. 남들이 잠든 시각에 준비해야 한다. 아니면 오랜 시간을 기다려야 한다. 그러기에 산정상에서 운해를 본 경우에는 운이 좋았다고도 한다.

산에서 운해를 볼 수 있는 경우는 2가지가 있다. 하나는 새벽시간에 산아래 구름(물안개,산안개가 대부분)을 보는 경우이며 대부분 정적인 구름이다. 또 하나는 비가 갠후에 볼 수 있는 용솟음치는 역동적인 구름이다. 후자는 정말 운이 좋아야 볼 수 있는 구름이고 우중산행을 해야만 날이 개면서 드물게 볼 수 있는 광경이다.

 

그렇지만 전자의 새벽운해는 노력하고 준비하면 자주 볼 수 있다. 안개의 생성원리를 이해하면 적당한 시간과 적절한 장소를 찾아 나선다면 "산과 운해"를 만끽할 수 있다. 안개가 잘 끼기 위해서는 일교차가 커야하고 또한 수증기의 양이 많아야 한다.

 

안개 생성원리 요소 = 일교차 + 수증기

 

그렇게 해서 생성된 안개 즉 수증기가 어떠한 울타리에 갇혀 있어야 되며, 또한 바람이 많이 불지 않는 날이어야 한다. 일교차가 커지는 경우는 (1)계절적으로 봄.가을철에 많고, (2)지형적으로 고산 평원지대가 적합하다. 또한 그 운해를 볼 수 있을려면 안개가 올라올 수 없는 높은 산이어야 한다. 한편 접근성도 용이한 곳이어야 한다.

 

새벽 운해를 잘 볼 수 있는 환경은 아래와 같다.

 

(1) 일교차(고원평야지대,봄가을) +

(2) 수증기(호수나 큰강근처) +

(3) 바람적은날 +

(4) 높은산(안개가 올라지 못하는 곳, 그리고 접근성이 좋은 곳)

 

아래는 지리산과 덕유산 사이의 산과 강에 대한 개요도이다. 이 곳은 백두대간과 큰 정맥이 지나기에 높은 산들이 많고 큰 강의 발원지와 호수가 많은 지형이다.

 

 

위의 개요도에서 운해를 잘 볼 수 있는 곳들은

- 용담호와 운장산,

- 합천호와 오도산,

- 진안고원 섬진강 상류와 부귀산,

- 지리산 북서쪽 고원지대 임천강과 바래봉 등 이다.

 

 

인터넷에 올라있는 운해사진찍기 좋은 곳을 몇군데 소개하면서, 운해가 잘 생길 수 있는 지형적인 요소를 개요도를 통해서 고려해 본다.

 

1.오도산 운해와 합천호

오도산에서 보는 합천호 운해와 멀리 황매산

 

 

2.지리산 바래봉 운해와 고원 평야지대(운봉,인월,아영)

바래봉은 철쭉으로도 유명하지만 일교차가 큰 이른 아침에 올라서면 운해를 흔히 볼 수 있는 곳이다

 

한때 지리산 북쪽(마천과 유림사이 임천강)에 댐을 건설한다고 해서 강 상류지역의 주민들이 반대가 심했고 현재는 무산된 상태이다. 만일 댐이 생겼다면 지리산 북서쪽 고원지대(운봉,인원,아영)의 기후와 생태계에 막대한 영향을 주게되어 예측할 수 없는 피해가 우려되는 상황이었다. 물론 댐이 생기게 된다면 이 지역의 운해는 더 잘 생기게 될 것이다.

 

 

3.월악산 영봉 운해와 청풍호(충주호)

월악산에서 본 송계계곡 운해와 산들

 

 

 

4. 춘천 삼악산 운해와 의암호

삼악산에서 화악산쪽으로 본 운해. 우측 운해아래는 의암호와 춘천시가 자리잡고 있다.

 

 

 

5.부귀산 운해와 진안고원 

부귀산에서 본 진안고원(섬진강 상류)의 운해와 마이산.

 

 

 

6.천마산 운해와 북한강,팔당호 

천마산에서 본 용문산, 그리고 북한강과 팔당호의 운해

 

 

 

7.황병산 운해와 대관령면(과거 도암면) 

고루포기산에서 본 황병산과 대관령면(고원지대)의 운해. 한편 대관령면은 동계올림픽이 열릴 예정인 곳이다.

 

 

 

8.금산 진악산 운해

진악산에서 본 봉황천 상류지역(남이면)의 운해

 

금산도 해발 250m의 비교적 고원도시이고, 주변에 큰강(금강)이 흐른다. 충남의 최고봉인 서대산에서도 운해를 잘 볼 수 있다.

 

9.청원 양성산과 대청호 운해 - 우리고장(청주,청원)에서도 호수가 있어 운해를 즐길 수 있는 산이 많다.

양성산에서 본 대청호 운해. 이 산보다 더 높은 샘봉산, 환산에서도 운해를 잘 볼 수 있을 것이다.

 

 

 

10. 설악산 운해

윗 사진의 운해는 1~9번까지의 운해와 차이가 있다. 구름이 역동적이고 용솟음치고 있는 형태로 비가온 후 드물게 볼 수 있는 운해이다. 필자가 과거 한 여름철에 소낙비를 맞으며 설악산에 올랐을 때 비가 개기 시작하면서 보았던 광경이다.

 

새벽의 운해와는 사뭇 다른 광경이다.

 

모두가 잠들어 있는 시간에 일어나 동트기전 산에 오른다면 산아래에서 펼쳐지는 운해의 장관을 흔히 볼 수 있다. 우리고장(청주.청원)에서도 산은 높지 않지만 큰 호수가 있기 때문에 새벽에 조용하게 이루어지는 환상적인 구름의 잔치를 자연과 함께 즐길 수 있다.

 

더불어 날씨도 맑다면 찬란한 일출광경도 함께 볼 수 있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