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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주주변의 "고개" 이름에 대해서...

산바람과함께 2011. 7. 2. 13:06

청주주변의 "고개" 이름에 대해서...

 

청주는 무심천과 석남천에 발달한 도시이다. 이 두 천(川)의 영역인 수계(水界)를 벗어날려면 높고 낮은 "고개"를 넘어야 한다. 이들 "고개" 이름에 대해서 알아보고자 한다.

청주시 무심천과 석남천을 둘러쌓고 있는 산줄기의 산들은 ...

백화산 - 상당산 - 것대산 - 선도산 - 선두산 - 국사봉 - 605봉 - 군자봉(547봉) - 피반령 - 봉화봉 - 용덕산 - 팔봉산 - 부모산 이다. 이 산들 사이에는 낮은 안부가 있기에 그곳을 넘어가는 고개들이 많다.

 

고개이름으로 이어서 나열해 보면

산성재 - 수레너미 - 추정재 - 피반령 - 장고개 - 방고개 - 모제고개 - 밤고개 - 덕고개 - 진약고개 등이다.

 

그런데 고개이름 대부분은 우리에게 익숙한 지명이 아니다. 물론 산이 높은 동쪽의 고개중 산성고개, 피반령 등은 대부분 알고 있는 이름이지만, 남서쪽의 낮은 산줄기에 있는 고개나 높더라도 완만한 고개(수레너미,추정재 등)들은 그 이름이 익숙하지 않다.

 

그 이름들이 우리에게 익숙하지 않는 이유는

(1)첫째, 평범한 지형적인 특성 - 산줄기가 낮기 때문에 고개인줄 모르는 경우가 많다 

(2)둘째, 기억하기 어려운 고개이름이 많기 때문이다.

 

이들중 장고개,방고개,밤고개,덕고개,수레너미 등은 이름들이 너무 평범하고 또한 타 지역에서도 이러한 고개이름이 많이 사용되기 때문에 이를 정확하게 기억하기란 매우 어려운 것이다. 이러한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 고개이름을 "기억하기 쉬운 이름으로 바꾸는 것"이 하나의 방법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그렇다면 어떻게 하면 고개이름을 쉽게 기억할 수 있도록 바꾸는 것이 좋을까? 하는 점인데, 이에 앞서 고개이름이 어떻게 생기고 지어졌는지 그 유래에 대해서 알아 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하겠다.

 

고개이름 뒤에 붙이는 명칭(~령, ~재, ~치, ~현, ~티, ~고개)

 

 설명

 

청주주변

~령(嶺),

옛 관방(關防)이 있는 곳이며, 교통상 중요한 몫을 하던 곳을 말함. 그래서 일반적으로 오래된 길이며 그래서 고갯길이 넓고 포장된 곳이 많다.

*관방[關防] - 변방의 방비를 위하여 설치하는 요새

한계령, 대관령, 조령, 죽령, 추풍령, 괘방령, 육십령

피반령

~재

령보다는 작지만 일반적으로 고개에 붙여지는 통상적인 이름이다.

화방재, 하늘재

추정재

~치(峙)

높고 험한 고개를 말하며, 대부분 샛길이거나 도로가 없고, 있어도 비포장도로가 많은 편이다. 요즘들어 도로 포장율이 높아지면서 포장된 고갯길이 많아지고 있다.

정령치 

 

~현()

~치(峙)보다는 낮고 평탄한 고개를 말한다.

옥정현 

 

~티

~치(峙)와 비슷한 의미로 사용된다. 보통 "~티재"로 고개이름이 중복형태로 많이 사용된다.

밤티(재),

살티재,수리티재

~고개(古介)

우리나라 말로 “고개”이며 범용적으로 사용된다.

산성고개, 미아리고개

산성고개,덕고개, 수레너미고개

- 청주주변에는 "~현"으로 불리는 고개는 없는 것 같다.

- 고개이름을 중복해서 사용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티" 와 "~재","~고개"를 합해서 "~티재","~티고개" 등으로 부르는 경우가 많다. 밤티재, 수리티재, 이티재, 밤티고개 등이 그 예이다. 우리가 흔히 쓰는 "역전앞"이라는 표현과 흡사하다.

 

고개이름의 유래

 

고개이름을 잘 살펴보면 다음과 같은 몇가지 형태와 방법으로 생겨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1) 고개의 지형적 특성: 대관령(데굴령), 깔딱고개, 늘재, 꼬부랑재

(2) 고개에 서린 전설이나 담긴 이야기들: 괘방령, 마구령, 피반령(청원)

(3) 고개주변의 자연적 특징: 싸리재, 밤고개,

(4) 고개주변 마을의 이름: 진부령, 미아리고개, 진약고개(청주)

(5) 기타

 

고개이름을 명명할 때 영향을 미치는 우선 순위(필자의 생각)

(가) 위의 (2)번처럼, 그 고개에 깃든 전설이나 기억할만한 역사적인 사실이 있다면 그 사실을 바탕으로 고개이름을 짓는 것을 가장 우선적으로 한다.

(나) 다음 순위로는 위의 (4)번처럼, 그 고개주변 마을의 지명(地名)을 연상시키는 이름으로 짓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고개를 중심으로 두개의 마을이 있을 터인데 어느쪽 마을이름을 선택해야 될 것인가 하는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다) 고개의 지형이 평평하여 그 고개위에 마을이 있을 때에는 그 고개이름은 대부분 마을이름으로 부른다.

 

고개의 두 마을중 어떤쪽 마을이름으로 고개이름을 지어야 할 것인가?

 

어러한 문제는 현존하는 많은 고개이름들을 잘 살펴보면 그 해답이 있다. 아래 그림에 나오는 가상의 그림에서 "평산령"에 대해서 잘 살펴보면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청의산과 수야산으로 이어지는 산줄기를 중심으로 좌측은 "평산"이라는 작은 마을이 있고 , 우측은 "청주"라는 큰 마을이 있다고 하자. 그런데 평산에 사는 사람들은 청주쪽으로 넘어가는 고개를 "청주고개"라고 말할 것이고, 청주사람들은 평산쪽으로 넘어가는 고개를 "평산고개"라고 말할 것이다. 고개이름은 그렇게 서로간 양측에서 두개로 불려지다가 서로간에 왕래가 잦아들면서 결국 큰 도시에서 불려지는 이름으로 자연스럽게 바뀌었을 것이다. 

 

그리고 큰 마을인 청주에서 이 고개에 관방을 두면서 "평산령"으로 이름을 바꿔 불렀을 것이다.

 

이러한 예는 현존재하는 많은 고개이름 들을 살펴보면 위와 비슷한 원리로 명명되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진부령: 백두대간을 중심으로 속초(큰 마을)와 진부(작은 마을)가 있었고, 결국 큰 마을에서 부르는 진부고개가 진부령이 되었을 것이다.

미아리고개: 북한산에서 이어지는 고개를 중심으로 서울과 미아리가 있었고, 결국 서울에서 부르는 "미아리고개"로 불려지게 되었을 것이다.

 

청주주변에서도 이러한 비슷한 예를 찾아볼 수 있다.

진약고개: 고개를 중심으로 청주와 휴암동 진약마을이 있었는데 결국 큰 마을인 청주에서 부르는 고개이름으로 바뀌었을 것이다.

추정재: 고개를 중심으로 추정리와 미원이란 마을이 있었는데 결국 큰 마을인 미원에서 부르는 고개이름으로 바뀌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지명(地名)으로 붙여지는 고개이름은 고개를 중심으로 마주보고 있는 두개의 마을중 큰 마을에서 불려지는 이름으로 결정된다는 것이다

다시말하면 고개이름은 큰마을 보다는 작은마을의 이름으로 붙여지는 경우가 많다.

 

 

필자는 지금까지 산에 다니면서 지명과 관련된 고개이름을 살펴본 결과 대부분 위와 같은 원리에 의해서 고개이름이 생겼다고 생각한다. 물론 모두 다 그런 것은 아니다. 두개의 마을중 시간이 흘러감에 따라, 마을의 발전속도가 서로 바뀌어 작은마을이 큰마을로 바뀌게 되어라도, 어디까지나 고개이름은 과거부터 불려지는 이름이 우선한다는 것으로 생각하면 대부분 위의 원리가 맞는 것 같다.

 

 

청주시 무심천과 석남천을 둘러쌓고 있는 산줄기의 고개들

(임도나 샛길등으로 넘어가는 많은 고개가 있지만 여기에서는 도로포장된 고개만 언급한다)

지도상 이름

위치

개명 원함

 

산성고개

명암약수 – 산성동

 

그대로

수레너미고개

목련공원 – 현암리(현암3거리)

 

그대로

추정재

가덕, 낭성 추정리 – 미원

 

그대로

피반령

가덕 – 회인면(보은)

 

그대로

능갓고개

행정초교 – 노현리

 

그대로

장고개

행정초교 – 상장3거리(문의)

상장리 고개

 

방고개

화당3거리 – 문의4거리

문의 고개

 

무사골고개

문동리(남이) – 등동리(문의)

 

그대로

모재고개

문동리

 

 

문동리고개(?)

문동리 – 가좌리

 

그대로

밤고개

미평.장성동(청주) – 척산리(남이)

척산리 고개

 

덕고개

석실리 – 척북리

척북리 고개

 

진약고개

강서동 – 휴암동

휴암 고개

 

 

 

산성고개와 수레너미 고개

명암약수에서 상당산성이 있는 산성동으로 넘어가는 산성고개, 청주 목련공원묘지에서 현암리로 넘어가는 수레너미고개. 산성동 것대마을에서 현양복지원으로 넘어가는 고개(?표시)는 현양원고개라고 함이 좋을 듯. 지금은 명암동에서 산성동으로 명암터널이 생겼다.

 

 

추정재(머구미재)

청주-고은3거리-가덕-낭성-미원으로 가는 길에 있는 완만한 고개인 추정재.

 

 

피반령과 능갓고개

"피반령"이란 이름은 유래되는 전설과 관련된 고개이름이다. 능갓마을 중심부로 완만한 고개가 지나기에 능갓고개로 불려진다.

 

 

장고개와 방고개

장고개와 방고개는 이름이 평범하고 타지역에도 같은 이름으로 불리는 고개가 많다. 그래서 장고개는 상장리고개, 방고개는 문의고개로 바꿔 부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무사골고개와 모재고개

모재고개는 이곳사람들은 "모래재"라고도 부른다. 완만한 고개위에 무사골 마을이 있어 무사골 고개이다.

 

 

밤고개와 덕고개

밤고개와 덕고개도 이름이 평범해서 기억/구분하기 어렵다. 그래서 밤고개는 척산리고개, 덕고개는 척북리고개로 부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진약고개

진약고개는 휴암고개로 바꿔 부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대다수의 사람들이 진약마을보다는 휴암동을 더 잘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