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속의 한라산 등반(성판악-관음사)

눈속의 한라산(성판악-관음사)

 

 

우리가 갈 코스는 성판악에서 동능 정상을 거쳐 관음사쪽으로... 대부분 이 방향을 선택하기 때문에 호젓한 산행을 위해서는 반대방향(관음사->동능정상->성판악)으로 가는 것을 추천합니다. 

 

2007년 1월27일 청주공항 6시 비행기를 타고... 당시 공항 날씨는 구름이 많이 끼었으나 비행기가 구름을 뚫고 하늘에 올랐을 때에는 서쪽편 하늘로 샛별(금성)이 반짝이고... 사진에는 너무 작게보여 화살표시 해 놓았습니다.ㅎ
 

성판악 출발

 

성판악 코스는 경사가 매우 완만하나, 그래도 2시간 계속 걸으니 어느덧 삼나무 숲이 이어지고...
 

 

 

 

눈이 오기 시작하면서 뽀드득 뽀드득 걷는 즐거움... 진달래밭 가까이에 오니 제법 설화가 만발하고...
 

 

 

 

요즘 등산인구가 정말 많이 늘었다. 정상 가까이에서는 줄을 서야 올라갈 수 있다. 가끔 정체되어 기다리다 보면 손이 시렵다. 그렇다고 빨리가기 위해 길밖을 벗어나 올라가다 보면 가끔 발이 허벅지까지 "푹" 빠지기도 합니다.
 

한라산 동능 정상에서 부는 매서운 바람과 눈보라는 주변시야를 모두 가려 우리에게 오래 머무를 수 있는 기회를 주지 않았다. "백록담이 어디어유?" 하고 물어보는 양원장에게 그저 동능 정상목 뒤로 보이는 하얀 허공을 향해서 "쩌어기~" 할 수 밖에... 
 

왕관능쪽 능선을 따라 하산하는 길에 폭설에 뒤덮힌 나무들 곧 무너질 것만 같다. 
 

 

그리고 바다속의 산호초들 처럼 핀 설화...
 

용진각 대피소에서 장구목쪽을 바라보니 까마귀 한마리... 사람들이 먹다 남은 음식을 먹기위해 기다리고 있겠지... 대학 산악부 시절 한라산 등반시 눈속에 묻어둔 부식들을 저 까마귀들에게 일부 뺏긴 기억을 되새기면서...
 

개미목에서 뒤를 모면 정말로 뾰쪽한 삼각봉이 솟아있고... 저 삼각봉 좌측으로 탐라계곡, 우측으로 개미계곡이 시작되는데...우리는 개미등을 타고 하산한다.
 

 

개미등을 타고 내려오면서 고도가 낮아지니 눈은 소강상태를 보이고, 저멀리 제주시 쪽으로는 듬성듬성 햇볕이 보인다. 많은 사람들이 이 코스(관음사)로 내려올 때에는 비닐로 미끄럼 타기를 즐기는 것을 볼 수 있는데...얼마나 많이 미끄럼 타고 내려왔으면 "미끄럼타기 금지" 표식목이 있었을까...

 

관음사로 하산하는 길은 조금 지루했지만, 오뎅국물에 막걸리를 마시면서 즐거운 담소... 그리고 산행끝...오는 비행기에서는 이륙하는 줄도 모르고 잤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