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남정맥과 강(江)의 발원지 -
데미샘, 뜸봉샘, 까치샘, 용소, 선녀샘
무슨 이름일까?
샘터 이름 같은데... 이름들이 모두 하나같이 예쁘고 재미있다. 호남정맥 주변에서 발원하는 강(江)들의 발원지를 일컫는 샘 이름이다. 모두가 "깊은 산속 옹달샘" 이다. 물맛은 어떨까?
"시작"이란 말은 인간과 자연에 있어서 참 중요한 의미를 부여하는 것 같다. 물줄기는 처음에 샘에서 시작하고 골짜기를 형성하며 계곡을 이루고 천으로 합류하여 강을 형성하고 바다로 나아간다.
샘.연못(池) -> 골 -> 계곡 -> 천 -> 강 -> 바다.
우리가 사는 마을은 대부분 천(川)과 강(江)주변에 있다. 그러면 그 물줄기가 시작하는 곳은 어디일까? 강의 발원지는 어디일까? 궁금해진다. 삶에 중요한 요소가 물이기에 그 물줄기의 근원을 찾을려는 인간의 노력은 우리 생활에서 부터 자연스럽게 시작되는 것 같다. 또 대부분의 사람들은 그들의 뿌리 혹은 어떤 근원을 찾고 싶은 마음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강(江)의 발원지의 뜻은 사전적 의미에서 "흐르는 물줄기가 처음 시작한 장소"라고 되어 있다. 좀 더 쉽게 말하자면 "바다(혹은 강의 하구)로 부터 가장 먼 거리에 있는 물줄기의 시작점"이다.
우리나라의 4대강은 한강,낙동강,금강,영산강이고 5대강은 섬진강을 포함한다. 그런데 섬진강은 4개강에 비해서 수계영역에 거주하는 인구가 적은 편이다. 다시 말해서 강 유역에 큰 도시가 없다. 섬진강은 그만큼 오염되지 않고 깨끗하며 또 산과 강이 어우러진 풍광이 아름답다. 섬진강을 걷는 사람들이 많아지고 있는 것도 이러한 이유라고 생각된다. 필자도 언젠가는 한번 섬진강변을 걷거나 자전거를 타고 여행하고 싶다. 섬진강에 대한 이야기도 다음에 자세히 언급하도록 하겠다.(좌측 그림의 연녹색 부분은 섬진강 수계이다)
섬진강을 둘러쌓고 있는 큰 산줄기는 호남정맥,금남호남정맥,백두대간,낙남정맥이고 이중 호남정맥이 가장 긴 울타리를 형성하고 있다. 그만큼 호남정맥과 섬진강은 지형적으로 밀접한 관계가 있다.
섬진강은 진안 팔공산(1151m) 북서쪽 계곡에서 시작해서 임실, 순창, 남원, 곡성, 구례, 하동을 거쳐 남해 광양만으로 흘러간다. 섬진강의 가장 큰 지류중의 하나인 보성강이 보성 일림산에서 시작하여 곡성과 구례사이 압록에서 섬진강과 합류한다.
섬진강 수계를 벗어나 호남정맥(금남호남정맥 포함)을 넘으면 여러개의 강이 흐르고 있다. 금강, 만경강, 동진강, 황룡강, 영산강, 탐진강 등이다. 이렇듯 호남정맥 주변에는 위에서 말한 여러개의 강들이 시작하고 또 그 강들의 발원지가 있다. 호남정맥 산행에서 발원지를 찾아보고 그 흐름을 생각해 보는 것은 산행에 있어서 호기심과 또 다른 의미를 부여해 주는 것 같다.
호남정맥 주변의 발원지를 찾아서...(아래 개요도)
* 빨간점과 분홍색 점은 발원지를 표시한 것.
강이름 샘이름 산 산줄기 위치 주요 수계 도시 큰 호수 섬진강 데미샘 팔공산 금남호남 진안군 백운면 진안,임실,순창,남원,곡성,구례,하동 옥정호 금강 뜸봉샘 신무산 금남호남 장수군 장수읍 *무진장,*금영옥,대전,청주,세종,공주,부여,군산 용담호 대청호 만경강 밤샘 *작은대미재 금남정맥 완주군 동상면 전주,완주,익산 동진강 까치샘 내장산 호남정맥 정읍시 내장면 정읍,김제 황룡강 ? 병풍산 호남.병풍지맥 담양군 월산면 장성 장성호 영산강 용소 용추봉 호남정맥 담양군 용면 담양,광주,나주,목포 담양호 탐진강 성터샘 궁성산 호남.땅끝기맥 영암군 금정면 장흥,강진 탐진호 보성강 선녀샘 일림산 호남정맥 보성군 웅치면 보성 * 섬진강의 지류 주암호
* 작은대미재 - 율치(밤고개)와 금남정맥.675봉사이의 계곡따라 올라가면 넘는 고개이고 임도로 형성되어 있다.
* 무진장 - 무주,진안,장수 * 금영옥 - 금산,영동,옥천
윗 표에서 소개된 발원지 샘의 이름에 대한 유래를 살펴보는 것 또한 흥미로울 것 같다.
영산강과 동진강 발원지에 대한 논란.
영산강은 전라남도 중서부지역의 강이다. 이 강으로 유입되는 주요 하천은 황룡강, 극락강, 지석천이다. 극락강쪽(광주,담양) 하천이 영산강 본류로 되어 있다. 현재 알려져 있는 영상강의 발원지는 담양호 상류쪽 용추봉 아래 용소라고 되어 있다. 그렇지만 강하구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물줄기의 시작부는 황룡강 상류에 있는 장성호를 지나 병풍산 북서쪽 골짜기이다. 그래서 영산강의 발원지는 황룡강쪽 병풍산 골짜기라고 주장하는 사람도 있다. 그러나 행정지도상에 표기된 영산강은 극락강쪽(담양,광주)이고, 이곳의 강이 집수지가 넓고 수량이 더 풍부하다. 이런 점이 담양쪽의 용소를 영산강의 발원지로 정해야 된다고 주장하는 분들의 이유라고 한다.
한편 동진강의 발원지에 대한 논란도 있다. 동진강의 주요 하천은 산외면쪽 동진강과 정읍천이다. 그런데 강의 하구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 있는 물줄기는 정읍천 상류의 내장산 까치봉이다. 그렇다면 발원지의 개념으로 보았을 때 동진강의 발원지는 내장산 까치봉이 되어야 한다. 그런데 행정지도상의 동진강은 산외면쪽 하천이 동진강이라고 불려지고 있고 또 섬진강 옥정호의 물이 이곳으로 유입되면서 하천의 수량이 정읍천보다 더 많아졌다. 그래서 산외면 종산리 여우치 아래 골짜기를 발원지라고 말하기도 한다. 그런데 내장산 먹뱀이골 상류에는 전북산사랑 동호회에서 세운 "동진강의 발원지 까치샘"이라는 표시구조물이 있다.
위의 두가지 예를 보면 "발원지에 대한 정의와 해석"에 혼란이 생긴다. 발원지의 기준이 "하천의 수량" 인지 "강하구와의 거리"인지가 애매모호하게 된다. 그래서 하천의 발원지에 대한 논란이 생기게 된 것 같다. 또 지자체별로 자기 고장에 발원지가 있다고 주장하고 그것을 문화상품과 테마여행지로 선정할려는 의도도 논란의 한 원인이 되는 것 같다.
필자가 위에 기술한 영산강과 동진강의 발원지는 인터넷에서 찾아본 내용중 가장 보편적으로 받아들여지는 것을 기준으로 발원지를 표시했다. 인터넷 상의 보편적인 내용 - 영산강의 발원지는 담양의 용소, 동진강의 발원지는 내장산의 까치샘이다.
발원지에 대한 필자의 생각은 아래와 같다.
(1) 1차적인 기준은 강하구에서 하천의 중심선을 연결한 거리가 가장 먼 물줄기를 발원지로 본다. 단 강하구에서 발원지까지의 직선거리도 멀어야한다.
(2) 위의 기준에서 애매한 곳(거리가 비슷한 경우)이 있을 때에는 불려지는 강의 지명에 따라 그 강의 상류를 발원지로 한다.
(3) 위의 2가지 경우에서도 논란이 있을 경우에는 그 지방에 사는 사람들(지리학자 혹은 향토학자 등)이 가장 보편적으로 인정하는 곳을 발원지로 한다.
발원지의 위치에 대한 논란은 생길 수 밖에 없다. 발원지는 자연지리학적인 개념이 아닌 인문지리학적인 생각으로 만들어진 것이라고 보기 때문에 그곳이 꼭 발원지가 되어야 한다는 생각은 옳지 않다. 국토지리원 실측자료를 기준으로 하되 통상적으로 지리학자,향토학자들에 의해 주장된 의견들을 통합해서 발원지를 정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그 샘이 가능하면 인위적이 아닌 자연적으로 형성된 곳이어야 하고, 또한 샘과 관련된 전설, 역사적인 기록이나 문화적인 내용이 담긴 곳으로 정하는 것이 어떨까 생각해 본다. 발원샘은 상징적인 의미로 받아들이되 그 곳을 가꾸고 보호하고 음미하는 것이 더 중요하다. 필자는 발원지가 "어디냐"라고 하는 것은 그렇게 중요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위의 기준대로 보았을 때
영산강의 발원지는 황룡강과 거리가 비슷하나 영산강으로 불려지는 담양쪽 용소를 발원지로 정하는 것, 즉 (2)번 기준으로 정하는 것이고
동진강의 발원지는 정읍천의 길이가 동진강보다 훨씬 길기 때문에 (1)번의 기준대로 정해야 된다고 생각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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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서 열거한 대부분의 발원지는 그 지방의 명소로 지정되어 있고 테마여행지로 잘 알려져 있다. 시간있을 때마다 하나하나 찾아가 보는 것도 의미가 있는 일일 것 같다.
각 발원지에 대한 자세한 안내는 호남정맥을 걸으면서 하나하나 소개하기로 한다. 발원지를 찾아보는 것은 필자가 호남정맥을 걷는 또 하나의 이유이다.
* 참고로 아래는 5대강 발원지(인터넷 자료 요약정리) - 통상적으로 알려져 있는 곳.
|
면적(km2) |
길이(km) |
샘이름 |
산 (높이) |
천 |
위치 |
큰 도시 |
남한강 |
25,966 |
494 |
검룡소 *우통수 |
금대봉 (1418m) |
골지천 |
태백시 창죽동 |
서울,인천 |
낙동강 |
23,413 |
506 |
황지못 *너덜샘 |
함백산 (1537m) |
황지천 |
태백시 화전동 |
대구,부산 |
금강 |
10,027 |
395 |
뜸봉샘 |
신무산 (897m) |
수분천 |
장수군 장수읍 수분리 |
대전,군산 |
영산강 |
3,468 |
138 |
용소 |
용추봉 (580m) |
담양호상류 가마골 |
담양군 용면 용연리 |
광주,목포 |
섬진강 |
4,912 |
224 |
데미샘 |
팔공산 (1151m) |
|
진안군 백운면 신암리 |
|
* 우통수: 오대산 상원사 서대 염불암 우통수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고, 또 태백산의 고목샘이라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 너덜샘: 태백시내에 있는 황지못보다 더 상류에 있는 함백산.금대봉 아래에 있는 샘으로 낙동강의 발원지라고 하는 사람들도 있다.
* 섬진강이 영산강보다 길이나 유역면적에서 더 큰 강이나, 영산강이 4대강에 속하는 것은 그 곳에 인구가 더 많기 때문일 것이다.
* 윗 표를 잘 살펴보면 흥미로운 점을 발견할 수 있다. 남한강과 낙동강의 발원지는 백두대간.태백산(1567m)부근이고, 금강과 섬진강의 발원지는 금남호남정맥.팔공산(1151m)부근이다. 큰 2개 강의 발원지가 모두 한 곳에 있다는 점이다. 이것은 2개의 발원지를 한번에 답사하는 산행계획을 세우거나, 등산을 하지 않더라도 한번의 여행으로 2곳의 발원지를 가볼 수 있다는 점이다.
2곳의 물을 하루에 모두 맛볼 수 있다는 점이 그곳에 더 가고 싶어지는 이유가 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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