속리산은 청주의 동쪽 멀리에 위치해 있습니다. 짚신을 신고 다녔던 옛날 사람들이 속리산을 갈려면 수많은 산을 넘고 물을 건나야 했습니다. 청주의 동쪽 가까이에 있는 산성에 올라도 속리산은 보이지 않습니다. 산성(491m)의 높이가 낮고 속리산(1058m) 방향으로 시야를 가리는 산들이 많기 때문입니다. 그야말로 첩첩산중입니다. 자동차로 갈때에도 몇개의 산들을 넘어야 합니다. 도로교통 안내 표지판이 없이는 길찾기가 상당히 혼란스럽습니다. 특히 미원을 경유해서 속리산 가는 길은 매우 다양해서 갈 때마다 혼돈스럽습니다.
한남금북정맥과 그 지맥인 팔봉지맥, 금적지맥과 몇개의 큰 천(속리천, 보청천)의 흐름을 이해하면 속리산 가는 길은 쉬워집니다. 한남금북정맥과 백두대간은 옛조상들이 남긴 "산경표"라는 책에 나와있는 이름입니다. 참고로 "지맥"은 박성태님의 신산경표에서 참고한 이름입니다. 정맥보다는 길이가 작은 긴 산줄기에 이름을 붙여놓은 것입니다. 우리가 천(川)에 이름을 붙여 놓듯이 말입니다.
(1) 산(山)길:
산성에서 속리산까지 물을 전혀 건너지 않고 산줄기만을 타고 가는 방법입니다. 능선길 도상거리로 대략 65km정도 됩니다. 일반등산객이 이 구간을 잘라서 하루 15km씩 등반한다면 약 4-5일 걸립니다. 이 길은 옛 조상들의 삶이 담겨져 있습니다. 성황당, 옛날고개, 묘지터 등입니다.
교통이 발달하고 마을간 이동이 잦아들면서 이 정맥을 통과하는 아스팔트 고갯길이 매우 많아졌습니다 . 속리산에서부터 갈목이재, 말티재, 속리터널(공사중), 백석리재(*),구티재, 작은구티재, 보은터널(공사중), 성티재(*), 대안리재(*), 쌍암재, 추정재(머구미재),수레너미, 상당산성재, 이티재, 분저치 등이 포장된 고갯길입니다. 참고로 (*)표시는 고개 이름이 불확실하여 그곳사람들이 부르거나 마을이름을 딴 것입니다.
(2) 물(川)길
청주에서 물따라 속리산을 갈려면 일단 미원으로 가야 합니다. 미원천을 따라 내려가면 속리천과 만나게 되고 여기서 부터 상류를 따라 올라가면 됩니다. 강따라 길이 거의 포장이 되어 있습니다. 내북면에서 부터는 한남금북정맥이 속리천을 따라 그야말로 꼬불꼬불 흐르고 있습니다. 이 길은 점점 주변 산세가 높아지고 협곡을 이루는 곳이 많아지면서 상류로 올라가면 갈수록 풍광이 볼만해집니다. 이 길을 갈때 잊지 말 것은 우측 정맥을 넘으면(구티재,작은구티재 등) 물따라 갈 수 없게 됩니다. 속리천을 만드는 또하나의 작은 산줄기는 문장대에서 시작하여 묘봉->활목고개->금단산->...->옥화자연휴양림 뒷산까지 이어져 있습니다.
이 길을 따라 가다 보면 재미있는 지형을 관찰할 수 있습니다. 지금 공사중인 보은터널 부근입니다. 터널이 뚤리는 곳이 바로 한남금북정맥이며 바로 산줄기 옆으로 속리천이 흐르고 있습니다. 그야말로 주요 산줄기와 주요 천이 거의 맞닿아 있는 곳입니다. 이 곳은 강에서 산줄기를 보아도 멋있고, 산줄기에서 강을 보아도 멋진 곳입니다. 그래서 그런지 이곳 산줄기를 등반하다 보면 돌을 쌓아 놓고 기도드리는 성황당을 많이 볼 수 있습니다.
(3) 산넘고 물건너는 길...
청주에서 보은갈때 흔히 우리가 자주 이용하는 길입니다. 피반령을 넘고 수리티재를 넘어야 합니다. 팔봉지맥을 넘는 고개가 피반령이고, 금적지맥을 넘는 고개가 수리티재 입니다. 보은에 도착하면 말티재을 넘어가야 하나 요즈음에는 속리터널이 뚤리면서 더 빠르게 내속리에 도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올해말 개통되는 청원-상주간 고속도로도 두개의 지맥을 터널로 통과합니다. 그러면 속리산은 더 가까워질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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